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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편(為政篇) 제1장 |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Dr. Ryu | 논어 2026. 9. 1. 06:55

원문

子曰:「為政以德,譬如北辰,居其所而眾星共之。」

독음

자왈: “위정이덕, 비여북신, 거기소이중성공지.”

 

簡體字

子曰:“为政以德,譬如北辰,居其所而众星共之。”

Pinyin

Zǐ yuē: “Wéi zhèng yǐ dé, pì rú běi chén, jū qí suǒ ér zhòng xīng gǒng zhī.”


문장 전체를 직역하면

공자가 말했다.

“덕으로 정치를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과 같다. 북극성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여러 별이 그것을 향한다.”


문법으로 읽어보기

1. 為政以德

위정이덕

 

為政은 ‘정치를 하다’, ‘정사를 행하다’라는 뜻이다. 는 ‘하다’, 은 ‘정치, 정사’를 뜻한다. 이 구절에서 특히 중요한 글자는 이다. 는 여기에서 ‘~으로써’, ‘~을 가지고’라는 수단과 방법을 나타낸다. 따라서 以德은 ‘덕으로써’라는 뜻이고, 為政以德은 자연스럽게 “덕으로 정치를 한다”라고 풀이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은 단순히 착한 마음이나 개인적인 선행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통치자가 스스로 올바른 품성과 행동을 갖추고 그것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희는 『논어집주』에서 政을 사람의 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잡는 것과 연결하고, 德을 마음에 얻어 잃지 않는 것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덕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먼저 강제로 바로잡으려 하기보다 통치자 자신이 올바른 기준을 갖추는 데서 정치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문장의 구조를 나누어 보면,

為政 / 以 / 德
정치를 하다 / ~으로써 / 덕

 

즉, “덕으로써 정치를 한다.” 라는 구조이다.

 

한자 뜻과 읽기

為(할 위) · 政(정사 정) · 以(써 이) · 德(큰 덕)

 

2. 譬如北辰

비여북신

 

譬如는 ‘비유하자면 ~와 같다’, ‘마치 ~와 같다’라는 뜻이다. 는 ‘비유하다’, 는 ‘~와 같다’는 의미이다. 北辰은 북쪽 하늘의 중심을 나타내는 별, 즉 북극성을 가리킨다. 고대 사람들이 바라본 하늘에서는 북극성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다른 별들이 그 주변을 도는 것처럼 관찰되었다. 그래서 공자는 덕 있는 통치자를 북극성에 비유한다.

 

『논어주疏』 역시 이 구절을 정치의 요체를 설명하는 비유로 풀이하며, 북극성이 자리를 옮기지 않고 여러 별의 중심이 되는 모습에 덕치의 의미를 연결한다.

 

문장의 구조를 나누어 보면,

譬如 / 北辰
비유하자면 ~와 같다 / 북극성

 

즉, “비유하자면 북극성과 같다.” 라는 뜻이다.

 

한자 뜻과 읽기

譬(비유할 비) · 如(같을 여) · 北(북녘 북) · 辰(별 신)

 

3. 居其所而眾星共之

거기소이중성공지

 

는 ‘머물다’, 其所는 ‘그 자리’를 뜻한다. 따라서 居其所는 ‘자신의 자리에 머문다’라는 의미이다. 이어지는 는 앞뒤 문장을 연결한다. 眾星은 ‘여러 별’, 共之는 여기에서 ‘그것을 향한다’, ‘그것을 중심으로 모인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은 일반적으로 ‘함께 공’으로 익숙하지만, 이 구절에서는 전통적으로 拱(공)과 통하는 글자로 해석한다. 주희의 『논어집주』에서도 “共,音拱,亦作拱”이라고 설명하면서, 여러 별이 사방으로 돌며 북극성을 향하는 모습이라고 풀이한다. 는 앞에서 말한 북극성을 가리킨다.

 

문장의 구조를 나누어 보면,

居 / 其所
머문다 / 그 자리에

 

而 / 眾星 / 共 / 之
그리고 / 여러 별이 / 향한다 / 그것을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북극성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여러 별이 그것을 향한다.” 라는 뜻이 된다.

 

공자가 강조하는 것은 지도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기보다 자신의 덕을 바로 세움으로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를 신뢰하고 따르게 되는 정치의 힘이다.

 

한자 뜻과 읽기

居(살 거) · 其(그 기) · 所(바 소) · 而(말 이을 이) · 眾(무리 중) · 星(별 성) · 共(함께 공) · 之(갈 지)


뜻을 풀어 읽기

위정편의 첫 문장에서 공자는 정치의 출발점을 법이나 명령, 제도가 아니라 에서 찾는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다.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할 수 있고, 규칙을 만들 수도 있으며, 잘못한 사람에게 벌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공자가 이 장에서 말하는 것은 그런 외부의 강제보다 더 근본적인 힘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따르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공자는 그것이 지도자의 덕에서 나온다고 본다.

그래서 북극성을 예로 든다. 북극성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다른 별들을 쫓아다니지 않는다. 자신의 자리에 있으면서 중심을 이루고, 다른 별들은 그 주변을 도는 것처럼 보인다.

 

공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지도자가 자신의 품성과 행동을 바로 세우면 모든 사람을 일일이 강제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그를 신뢰하고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為政以德」**은 단순히 “착하게 정치하라”는 말이 아니다.

 

정치의 중심을 통치자의 자기 수양과 도덕적 신뢰에 두라는 주장에 가깝다. 지도자가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기준을 자신은 지키지 않으면서 명령과 규칙만으로 사람을 움직이려 한다면 오래 지속되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 장에서 공자는 정치의 기술보다 먼저 정치를 하는 사람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묻고 있다.


배경과 맥락

AN-017은 『논어』 두 번째 편인 위정편(為政篇)의 첫 장이다. 위정편은 모두 2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치뿐 아니라 덕, 예, 형벌, 효, 배움, 사람을 알아보는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전통적인 『논어주疏』는 이 편에서 효·공경·신의·용기와 정치의 덕, 그리고 정치를 담당하는 성현과 군자에 관한 내용이 논의된다고 설명한다.

 

학이편이 , 즉 배우고 자신을 닦는 문제에서 시작했다면 위정편의 첫 장에서는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문제로 시야가 넓어진다. 그렇다고 두 편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학이편에서 반복해서 강조된 것은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바로잡는 태도였다. 위정편 제1장에서도 정치의 출발점은 다른 사람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아니라 정치를 하는 사람 자신의 德이다.

 

특히 이 장은 바로 뒤의 위정편 제3장과 함께 읽으면 공자의 정치관이 더욱 분명해진다. 제3장에서 공자는 정치와 형벌만으로 백성을 이끌면 사람들이 처벌을 피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지만, 德과 禮로 이끌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고 바른 데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즉 공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복종이 아니다.

 

사람의 행동을 외부에서 억지로 통제하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정치를 더 중요하게 본 것이다.

북극성의 비유가 바로 그 생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Dr. Ryu’s Reflection

이 장을 읽으면서 나는 ‘정치’라는 말보다 오히려 리더십이라는 말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공자가 말한 「為政以德」은 물론 국가를 다스리는 정치에 관한 말이지만, 오늘날에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나 작은 공동체에서 책임을 맡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적용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여러 조직을 경험해 보면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에는 분명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직책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규정으로 움직일 수도 있으며, 평가나 보상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그런 방법들은 필요하다. 조직이 운영되려면 규칙도 있어야 하고 책임과 권한도 분명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다. 같은 직책을 가진 두 사람인데도 한 사람의 말에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따르고, 다른 사람의 말에는 마지못해 따르는 경우가 있다.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데도 어떤 지도자에게는 신뢰가 쌓이고 어떤 지도자에게는 불만이 쌓인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나는 공자의 **「譬如北辰」**이라는 비유가 그 질문에 꽤 좋은 답을 준다고 생각한다.

북극성은 다른 별들에게 자신을 따르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별들을 끌어모으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자신의 자리에 제대로 있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리더가 사람들에게 시간 약속을 지키라고 하면서 자신은 지키지 않는다면 그의 말은 힘을 잃는다. 구성원에게 책임감을 요구하면서 자신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책임을 피한다면 직책은 남아 있어도 신뢰는 사라진다. 반대로 자신이 먼저 원칙을 지키고, 잘못했을 때 인정하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한다면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신뢰가 쌓인다.

 

나는 여러 나라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이런 차이를 여러 번 느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면 지시하는 방식이나 의사소통의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빨리 알아차린다. 저 사람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기준을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말이다.

 

그래서 나는 「為政以德」의 德을 거창한 도덕적 완성으로만 읽고 싶지는 않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것,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는 것, 잘못을 인정하는 것, 책임져야 할 순간에 뒤로 물러서지 않는 것. 이런 작은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결국 한 사람의 德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리더십에 대해서도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젊을 때에는 리더가 앞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강하게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좋은 리더는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중심을 만들어주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점에서 북극성의 비유는 참 인상적이다.

 

가장 중심에 있지만 가장 요란하지 않다. 사람들을 끌어당기지만 억지로 끌고 가지 않는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방향을 보여준다.

 

2500여 년 전 공자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남긴 첫 번째 비유가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다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오래가는 힘은 권력이 아니라 신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신뢰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요구하느냐보다 내가 먼저 어떤 사람이 되어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참고

  • 『論語』, 「為政篇」 제1장. 원문은 「子曰:『為政以德,譬如北辰,居其所而眾星共之。』」로 확인된다.
  • 朱熹, 『四書章句集注』, 「論語集注·為政第二」. ‘共’을 ‘拱’과 통하는 글자로 보고 여러 별이 북극성을 향하는 뜻으로 풀이한다.
  • 『論語注疏』, 「為政」. 이 장을 ‘為政之要’, 즉 정치의 요체를 말하는 장으로 설명한다.
  • 楊伯峻, 『論語譯注』, 中華書局.
  • Chinese Text Project, The Analects: Wei Zheng.